[이슈플러스] 정우성·조진웅·마동석 '아재 전성시대'…아재株 탐난다

입력 2016-10-11 10:13  

[ 권민경 기자 ]

배우 정우성, 이정재, 이서진, 조진웅, 마동석. 외모도 매력도 다른 이들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40대 '아재'(아저씨)들이란 점이다.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종횡무진하고 있는 이들은 '아재 파탈'(아재+옴므파탈: 자기 관리가 잘 된 남자) 이란 별명을 얻으며 20~30대 젊은 배우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아재란 본래 아저씨를 낮춰 부르는 말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아재 열풍과 함께 그 의미도 변하고 있다.

개저씨(개념없는 아저씨)에서 아재 전성시대로의 변화가 가져올 투자 기회를 잡으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패션서 영화까지 아재 열풍

11일 NH투자증권과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조사에 따르면 '아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41.9%가 '다정하다'(27.2%) '안정적이다'(9.4%) '성실하다'(5.3%) 등 긍정적인 쪽이다.

'권위적이다'(8.9%), '답답하다'(9.8%) 등 부정적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아재의 장점으로는 '풍부한 경험'(73.9%)과 '성실한 생활력'(48.6%), '넓은 이해심'(47.6%), '적절한 예의'(24.1%) 등을 꼽는다. 대한민국 아재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바뀐 것은 이미지만이 아니다. 소비 시장에서도 아재들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20~30대 소비력은 급격히 떨어진 반면, 40대 이상 중년 남성들은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패션'에도 꾸준히 지갑을 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40~50대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36%에서 올해 2분기 41%로 늘었다. 이중 브랜드의류·잡화 증가율은 82% 증가했다. 건강식품과 수입명품도 각각 61%, 51% 늘었다. 아재들이 자신을 꾸미는 것에서부터 건강을 관리하는 것까지 두루 투자한다는 의미다.

충무로에서도 아재가 대세다. 상반기 개봉한 '부산행' '곡성' '밀정' 등 아재들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마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마스터'(이병헌·강동원 주연)와 '더킹'(정우성·조인성 주연)도 아재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 게임시장도 '아재 트렌드' 확대

게임시장 역시 아재 열풍이 뜨겁다. 온라인게임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게임 1세대인 아재들은 이제 모바일게임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나온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는 과거 유행했던 시뮬레이션 RPG 장르 게임으로,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워 중년 남성을 공략한다. 이 게임은 출시 10일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9위를 기록했다.

게임사들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던 온라인게임을 모바일로 재단장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아재 트렌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아재 전성시대를 맞아 투자자들이 눈을 돌려봐야 할 곳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패션에서 게임까지 아재들이 핵심 고객으로 떠오른 기업군을 관련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패션주 중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널 등이 신규 브랜드 '맨온더분'을 선보이며 남성복 시장을 공략 중이다. 엔씨소프트, 드래곤플라이 등 게임주는 과거 향수를 자극할 게임(리니지, 스페셜포스 등)을 준비 중인 점에서 아재 관련주로 볼 수 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대중들은 아저씨에게 매력을 느끼고, 이들의 농담 코드(아재 개그)를 받아들이고 공유한다"며 "대한민국 아재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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